동교동 154-30. 14년째 같은 자리에서 운영해 온 컴퓨터 매장입니다. 이 글은 데이터 백업 절차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 사고 하나를 계기로 만들어진 체크리스트를 정직하게 풀어쓴 기록입니다.
출발점은 실수였습니다. 운영 초기, 어머님 노트북 윈도우 재설치 중 D 드라이브를 잘못 포맷했습니다. 사진 폴더가 사라졌고 데이터 복구 업체에 7일을 맡겼습니다. 다행히 복구됐지만, 그 7일 동안 결정한 것이 하나입니다. 앞으로 작업 시작 전에는 반드시 백업부터.
그 이후 표준 절차를 만들었습니다. 노트북·데스크탑이 매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외장 SSD에 사용자 폴더 전체를 복사합니다. 사진·문서·바탕화면·다운로드. 작업 시간 30분이 추가되지만 비용엔 반영하지 않습니다.
체크리스트 — A4 한 장에 손님 이름·날짜·백업 폴더 위치·확인 사인 항목을 적습니다. 백업이 끝난 것을 손님과 함께 화면으로 확인한 뒤에야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 한 장이 지금도 매장 작업대 옆에 있습니다.
외장 SSD 1TB 5개를 매장에 상시 비치합니다. 손님별로 작업 시간 동안만 데이터를 보관하고, 작업이 끝나면 손님 기기로 복구 후 외장 SSD는 군사 표준 7회 덮어쓰기로 삭제합니다. 단순 빠른 포맷으로는 데이터가 복구될 수 있어서입니다.
박사 논문 케이스 — 신촌 연세대 학생이 "이거 사라지면 학위 1년 늦어진다" 했을 때, 외장 SSD 백업 + USB 추가 백업 + 클라우드 자동 백업 3중으로 진행했습니다. R 작업 파일·SPSS .sav·STATA .dta·논문 docx 전부.
합정 디자이너 케이스 — 작업물 5년치 .ai 파일과 인디자인 라이브러리. 외장 SSD 2개 더블 백업으로 4시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무게에 맞게 백업 단계를 조정하는 것이 절차의 핵심입니다.
출장에서도 동일합니다. 마포 망원·아현·합정·연남, 은평 응암·연신내, 서대문 신촌·홍은, 용산 한남·이태원·한강로 — 권역 B 4개 구 49개 동 어디서든 출장 시 외장 SSD를 트렁크에 싣고 갑니다. 백업 체크리스트는 매장과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절차가 있어도 실수 가능성이 0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백업이 완료된 상태에서 실수가 나더라도 복구가 가능합니다. 절차의 목적은 "분실 방지"가 아니라 "분실 후 복구 가능 상태 유지"입니다. 이게 14년 운영에서 실제로 작동한 방식입니다.
동교동 154-30 매장에 직접 가져오시거나 출장을 부르시거나, 백업 절차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컴퓨터 수리·윈도우 재설치·SSD 교체·데이터 복구 — 작업 범위와 상관없이 백업 확인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